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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융과 나 등록일 2017.03.14 16:16
글쓴이 원장 조회 1186
융과 나 2013년 10월 28일
나는 2007년 입문을 했고 지금 전문 과정에 있다.. 2013년 이 시점에서 나는 어느 정도 개성화 과정이 일어났는지 점검을 해 보아야 할 것이다.입문할 당시 나는 알 수 없는 공허감과 허무감, 소외감이 있었으며 그 감정의 극복이 입문동기 중 하나였다. 이제 그 감정의 출처는 지적으로 알지만 그 감정이 극복이 되지 않았다.의식의 일방성으로 무의식의 전체성과 단절될 때 허무감이 생기므로 무의식과 소통하여 뿌리를 살려내어 영원함과 연결되는 것이 치유라고 융은 말했으며 나는 그것이 방법이라고 이론적으로 알고 있다.오늘 추석이라 가족들이 모여서 제사를 지내고 있다. 많은 음식이 차려진 풍성한 제사상이지만 감사의 마음과 경건함이 없다. 돌아가신 아버지는 제사를 엄격하고 열정적으로 지냈는데, 나는 제사의 의미를 잃어버렸다. 모사 그릇에 흙을 담기 위해 아파트 마당의 흙을 담아오는 일이 부끄럽다. 나무 가지를 뜯는 것이 공중도덕을 어기는 일 같다.  향을 피우고 술을 부어도 신이 나올 것 같지 않다. 아버지 혼과 조상혼들이 제사상 앞으로 모여서 자식들이 권하는 술과 정성스럽게 차린 음식들을 먹을 것 같지 않다.제사를 잘 지내도 조상들이 재앙을 없애주고 풍년을 기약해줄 것 같지도 않다.오히려 막히는 고향길의 피로감과 명절 노동의 분노, 피해의식을 달래기에 급급하다.가족들과 조상을 만난 후에 활력과 기쁨이 생기기보다는 에너지의 낭비로 여겨지는 제사는 지속되어야 할 지 의문이다.융은 활력을 잃어버린 기독교 교리를 극복하기 위해서 인간의 내면에 존재하는 신의 원형상을 체험하도록 길을 열어주었다. 나 역시 합리적인 의식의 태도와 달리 감사의 눈물로 제사를 지내는 2007년 4월 7일의 꿈이 있었다.그 아이의 아버지는 감옥에서 갇혀있어 아들을 돌보지 못했다. 친어머니가 아닌 큰 어머니가 아이를 키웠다. 그 아이는 아이 때 아버지에게 선물을 주려고 감옥으로 찾아 갔지만 번번이 길이 엇갈려 아버지를 만나지 못했다. 운명의 모진 시련 끝에 아이는 어엿한 어른이 되었고 이렇게 훌륭히 컸다.아버지의 잘못에도. 부재에도 곱고 총명하게 된 데는 엄마의 힘, 여성의 노력이 있었다. 아버지를 끝까지 만나고 싶었던 아이는 여러 차례 만나려고 아버지에게 갔지만 운명의 장난으로 번번이 실패를 하였다. 아이는 이제 어른이 되었다. 가족들이 있는 큰 방에서 할머니, 아버지, 아들이 정화수를 떠 놓고 제사를 지낸다.  죄수복을 입은 아버지는 아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그 눈물은 하나님에 대한 고마움, 아이의 생명력, 모진 운명 속에서 굳건히 서게 한 기적에 대한 경외의 눈물이었다.나는 이 꿈을 꾸면서도 눈물을 흘렸고 다른 사람에게 이 꿈 이야기를 할 때도 눈시울을 붉혔다. 현실에서의 제사와는 달리 꿈의 제사는 정화수 한 그릇 떠놓고 드리는 매우 조촐한 제사이지만 매우 경건하다. 꿈의 제사 때 가족들은 마음의 양손을 단단히 잡고 하늘을 향해 눈물의 제사를 지냈다. 제사상 앞에 하나님이 신성한 물을 한 그릇 마시고 신이 젊어지는 느낌이 드는 분위기이다.이 꿈은 2007년 4월 융 연구원에서 분석 심리학의 기초를 공부할 때 꾼 꿈이다.꿈의 메시지는 제사를 지낼 때의 하나님에 대한 감사와 신성함이 개성화의 지표라는 것을 말해주는 듯하다. 분석심리학의 기초를 제대로 세우기 위해서는  아이가 감옥에 찾아가서 아버지를 살리고 새어머니의 도움으로 하늘에 계신 아버지로 향하는 것이라고 말해주는 듯하다. 신의 상이 살아날 때, 나의 공허감과 허무감은 사라질 것이다.현실에서 제사가 신성하고 의미가 있으면 나는 무의식의 신의 상에서 활력을 받고 있으며 무의식의 뿌리와 연결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가족들과 공동체 의식을 못 느끼고 제사가 에너지 낭비로 느껴는 것으로 볼 때 나는 의식과 무의식의 중심인 자기(신의 상)를 중심화하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2007년 입문 당시의 초심과 겸허함으로 다시 돌아가서 그림자, 아니마, 자기의 개념을 이론적으로 알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형태로서 에너지 충만한 힘으로 체험해야 한다.추석 하늘에 보름달은 둥그렇게 떴지만 내 마음의 둥근 달은 아직 반쪽이다. 좀 더 철저하게 무의식의 상에 집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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